[Alta] - A Human Atlas of a City of Angels - 서문
Published October 2024 - Source
김진아 (UCLA 영화과 교수, 감독)
이 글은 영어 원문에서 한국어로 번역되었습니다
Alta / A Human Atlas of a City of Angels 는 21세기 초 로스앤젤레스의 사회적 변화를 탐구하는 연구 기반 아트 프로젝트다. 이 사회적 임팩트 프로젝트는 초상 사진, 구술 기록, 그리고 DNA 분석을 통해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하는 100명의 삶을 아카이빙하며, 도시 공동체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를 제안한다. Alta는 우리 사회를 비추는 거울이 되어, 읽는 이들로 하여금 자신이 속한 공동체와 도시, 그리고 타인에 대해 어떤 역할과 책임을 지고 있는지를 질문하게 만든다.
총 4년에 걸쳐 진행된 이 프로젝트는 1년에 걸친 추천 과정을 기반으로 구축되었다. 다양한 배경의 로스앤젤레스 시민들이 각자의 공동체 안에서 인물들을 추천했으며, 추천된 이들은 모두 LA 사회에 의미 있는 기여를 해온 사람들로서 공동체를 위한 헌신의 가치를 체화하는 존재들이다. 최종적으로 선정된 100인은 남가주 지역을 이루는 중요한 서사들을 드러낸다.
Alta는 게티 보존연구소(Getty Conservation Institute)와의 협업으로 이루어졌다.
우리는 언제 한 도시를 안다고 진정으로 말할 수 있을까? 도시의 지리나 동네, 경제, 혹은 그곳에 사는 사람들을 이해하면 가능한 일일까? 로스앤젤레스의 실체는 쉽게 붙잡히지 않는다. 이 도시는 좀처럼 자신의 본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눈부신 표면으로 이방인들을 유혹하지만, 막상 도시에 도착한 순간 그들의 꿈은 산산이 부서진다. 도시와는 모종의 암묵적인 계약이 맺어진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영혼의 일부를 내어주어야 한다는 계약이다. 헐리우드와 베벌리힐스, 끝없이 펼쳐진 사막과 거대한 바다는 우리 자신 너머에 존재하는 이해할 수 없는 세계와 마주하도록 만든다. 도시는 자신의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내며, 우리가 상상했던 ‘집’으로부터 멀어져 표류하게 만든다.
사진작가 마커스 라이온은 휴먼 아틀라스(인간 지도)의 렌즈를 통해 도시를 이해하고, 그 안에서 집이라는 감각을 구축하는 독창적이고 심오한 방식을 제시한다. 그는 지리와 인간의 서사를 정교하게 엮어내며, ‘이중성(duality)’이라는 빛나는 개념을 펼쳐 보인다. 20세기적 이분법의 (binary) 한계를 벗어나, 마커스는 우리를 보다 미묘한 이중성의 이해로 이끈다. 그것은 ‘우리 대 그들’이라는 분열적 구도를 넘어서는 방식이며, 식민주의적 사고의 함정을 피하는 또 다른 가능성이다. 대지/공간, 풍광/목격자, 하늘/수평선, 희망/안식처 같은 개념의 짝들은 끝없이 이어지는 생성과 재생산의 조화로운 순환을 만들어낸다.
두 권의 책을 펼쳐 페이지를 함께 넘기다 보면, 거대한 얼굴들의 바다가 드러난다. 그것은 지구의 표면과 나란히 놓이며, 인간과 지리의 얽힌 이야기들을 문자 그대로 발굴해내는 행위다. 수많은 얼굴과 몸, DNA, 그리고 아틀라스 속에서 각자의 목소리가 떠오른다. 그 목소리들은 때로는 겹쳐지고, 때로는 조화를 이루거나 서로 충돌하면서, 조화로운 화음과 불협화음의 합창을 동시에 만들어낸다. 이 얼굴들과 그 계보는 우리가 어렴풋이 알고 있으면서도 선뜻 인정하지 못하는 어떤 진실을 확인시켜 준다. 우리 모두가 이방인이며 유배를 체화하는 존재라는 사실이다. 마음 깊은 곳에서 충분히 겸허하게 귀 기울인다면, 우리는 그 진실을 알아차리게 된다. 그리고 그 사실을 인정할 때에만 우리는 비로소 타인을 받아들일 수 있다. 타인은 결국 또 다른 형태의 우리 자신이라는 것을 이해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 순간 어떤 울림이 찾아온다. 우리는, 이미 집에 도달했다.
어쩌면 로스앤젤레스라는 공간 안에서 우리는 ‘집’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1950년대식 백인 교외의 공허한 환상으로부터 스스로를 해방시키는지도 모른다. 집은 고정된 도착지가 아니라 끝없이 이어지는 탐색이다. 우리는 함께, 그러나 각자의 속도로 앞으로 나아간다. 그리고 단순히 점유하는 공간이 아니라, 우리 공동의 본질이 스며든 영혼의 장소를 스스로 만들어가는 건축가가 된다. 각각의 얼굴은 하나의 서사이며, 로스앤젤레스라는 거대한 직조물 속에서 고유한 개별성을 증언한다. 이 얼굴들이 곧 너와 나이며, 로스앤젤레스라는 도시를 이루는 다층의 영혼이다. 이 얼굴들은 당신이다. 이 얼굴들은 나다. 우리가 로스앤젤레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