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 오피스 매거진]
Published April 10, 2008
사라 쉬에론
소피(베라 파미가)는 부유한 한국계 변호사 앤드류(데이비드 맥기니스)의 백인 아내다. 관객은 앤드류의 아버지 장례식 날, 이 부부를 처음 만나게 된다. 이후 앤드류는 낙담에 빠지고, 자살을 시도한다. 두 사람은 불임 문제로 고통받고 있다. 소피가 남편의 자살 충동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임신하는 것이지만 앤드류의 정자로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남편이 어떤 일을 저지를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소피는 앤드류를 닮은 한국 남성을 찾아내고, 그에게 비밀스럽고 유급인 “일자리”를 제안한다. 임신에 성공하면 큰 보상을 받게 되고, 지하(하정우)는 그 돈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두 사람은 서로가 가진 소외감에 공통점을 느끼게 된다. 고국인 한국을 떠나 먼 타지에 있는 지하는 많은 기회를 얻지 못하고, 아무리 성실해도 영주권 없이는 도움을 받기 어렵다.
언어 장벽도 있어, 두 사람은 거의 말하지 않는다. 이들의 관계는 처음에는 절망스럽고, 보는 이가 고통스러울 정도다. 그러나 거래처럼 시작된 이 관계가 본격적인 관계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특히 인상적인 점은, 그 모든 감정이 이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서 받는 거절처럼 절제된 방식으로 그려진다는 것이다. 특히 소피의 집 계단에서의 한 장면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만큼 인상 깊다.
김진아 감독의 연출은 종종 인상적이고 섬세하다. 감독은 파미가를 프레임 하단에 배치하고, 눈을 제외한 모든 것을 가려버리는 구도를 자주 사용한다. 이 연출과 배우의 결합이 만들어내는 고독감은 매우 주목할 만하다. 단 하나 아쉬운 점은 마이클 니먼의 훌륭한 음악이 과도하게 사용되었다는 것이다. 음악 자체는 여전히 아름답지만, 영화의 미묘한 정서를 압도하며 영화의 일부라기보다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처럼 느껴진다. 그럼에도 <두번째 사랑>는 아름답고 통찰력 있는 영화임이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