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스 시네 맥]
Published Sept 4, 2021 - Source
다니엘레 클레멘티
제5회 베니스 VR, 즉 베니스 국제 영화제의 가상현실 경쟁부문에서 김진아 감독의 <소요산>이 상영되었다.
몽키 하우스는 한국전쟁 이후 세워졌다. 이곳은 주한 미군을 접대하라는 명목으로 성매매를 강요당한 한국 여성들이 강제로 이송되어, 고용량의 페니실린 치료를 받았던 장소였다. 당시 미군 사이에서 성병이 널리 퍼졌고, 이는 동맹군의 작전에 심각한 영향을 끼쳤기 때문에, 한국 정부는 성병 확산의 책임이 있다고 간주되는 여성들을 수용할 구금소를 설립한 것이다.
그러나 그 치료는 적절한 의료 관리 없이 이뤄졌고, 많은 여성들이 과도한 페니실린 투여로 사망하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여성들에게는 외출이 허용되지 않았고, 인근 지역 주민들은 밤마다 여성들의 울음소리와 비명이 들렸다고 증언한다. 김진아 감독은 이 버려진 시설로 관객을 데려간다. 그녀는 우리를 여성들의 고통과 눈물의 장소로 끌고 들어가고, 폐허 속에 남겨진 참혹한 흔적을 통해 그 당시의 공포와 절망을 마주하게 한다.
여성 한 명이 담배를 피우며 우리를 바라본다. 그녀는 그 장소를 떠도는 유령일지도, 혹은 몽키 하우스의 모든 희생자들을 응축한 존재일지도 모른다. 우리가 주변을 둘러보는 순간, 사라진 일상의 사물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것들은 기억의 유령처럼 떠올라 우리를 집요하게 두드리며, 결국 우리가 그 고통 속으로 들어가도록, 그 잔혹함을 견뎌낸 이들의 감각에 스스로를 겹치도록 이끈다. 그렇게 우리는 고통을 겪고 살아남은 이들을 향해 서서히 공감하게 된다.
<소요산>은 고통스럽고 중요한 작품이자, 한국의 잊혀진 역사 한 페이지를 감정적으로도 깊이 울리게, 동시에 불안하게 드러내는 초상이다. 이 기억의 장소로의 귀환은 자연스럽게 알랭 레네(Alain Resnais)의 <밤과 안개 (Nuit et Brouillard)>를 떠올리게 한다. 김진아 감독은 레네 감독의 교훈을 깊이 새기고, 고통의 장소를 재현하는 방식에 있어 그의 스타일과 실험 정신을 현대적으로 계승하려는 듯 보인다. 이 작품에서 가상현실이라는 기술은 관객을 단순한 관찰자의 위치에 머물게 두지 않는다. 관객은 고통의 장소 안으로 들어가도록 요청받고, 울음소리를 듣고, 공포를 체감하며, 보이지 않는 수용소의 여성들과 함께 내면에서 외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