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르]
Published October 22, 2007 - Source
프랑수아즈 델벡, 불어에서 번역
소피와 한국계 남편 앤드류는 특별한 사연 없이 살아가는 부부다. 경제적으로 안정되어 있으며 뉴욕 사회에 무리 없이 편입된 듯 보인다. 그러나 이들의 삶에는 하나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아이를 가질 수 없다는 사실이다. 이 결핍은 시간이 지날수록 남편에게 집착에 가까운 욕망으로 전이된다. 열렬한 기도의 순간들을 통해, 앤드류의 가족은 신이 언젠가 자신들이 그토록 바라는 자손을 허락해 줄 것이라 굳게 믿고 있다.
우울에 빠진 앤드류를 구하기 위해 소피는 비밀리에 과격한 선택을 한다. 아이를 얻기 위해 불법체류자 한국인 이주자와 관계를 맺는 것이다. 처음에는 거칠고 기능적으로 시작된 이 만남들은 차이나타운 한복판에서 점차 인간적인 접촉으로 변모하고, 그 과정에서 감정이 싹튼다. 다정함과 열정적인 몸짓이 서서히 자리를 차지한다.
김진아 감독의 세 번째 장편영화 〈두 번째 사랑〉은 전형적인 멜로드라마와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이 영화는 오랫동안 남편을 통해서만 존재해 왔던 한 여성이 경험하는 희생과 각성의 순간들을 정확하게 환기한다. ‘씨를 제공할 남자’를 선택함으로써—일종의 ‘종마’를 택함으로써—소피는 자신의 재탄생을 스스로 서명하듯 확정하며 이렇게 선언한다. “이 아이는 내 것이다.”
이 성장의 서사는 결코 도식이나 캐리커처로 미끄러지지 않는다. 연출 또한 인상적이지만, 무엇보다도 베라 파미가의 연기는 특별히 주목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