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 코멘트]

Published Jan/Feb 2004

마이클 알메레이다


스펙트럼의 다른 한쪽에는 가슴이 시리도록 절제되고 사실적인 (그리고 아직 배급되지 않은) 김진아 감독의 장편 데뷔작 〈그 집 앞이 있다. 이 영화는 로스앤젤레스와 서울이라는 두 도시를 배경으로, 각각의 공간에서 고립된 삶을 살아가는 두 여성의 이야기를 나누어 담는다. 영화의 제목 (Invisible Light)은 다소 역설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데, 이 작품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점은 오히려 모든 것이 극도로 ‘가시적 (visible)’이라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김진아 감독은 탁월한 시각적 감각을 지녔고, 언어에 의존하지 않는 서사를 구축하는 데 뛰어난 재능을 보이며, 이미지와 사운드, 숏과 장면 사이를 긴장감 있게 미끄러지듯 이어가는 리듬을 만들어낸다. 또한 배우들에게서 빛나는 존재감을 끌어내는 능력 또한 인상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