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 스렛]
Published January 24, 2007 - Source
잭 하다드
사랑하는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 당신은 어디까지 갈 수 있는가? 그리고 되돌릴 수 없는 지점을 이미 넘어섰다면, 그 선택은 과연 그만한 가치가 있었을까? 〈두번째 사랑〉은 한 여성이 남편과 그의 대가족을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 아이를 갖고자 필사적으로 애쓰는 과정을 통해 바로 이 질문을 던진다. 아름다운 촬영과 연기, 그리고 가슴을 무너뜨리는 이야기로 완성된 이 영화는, 상영을 찾아 나설 수고를 충분히 감수할 만한 작품이다.
소피(베라 파미가)는 매우 종교적인 대가족을 이룬 한국인 가문에 시집온 백인 여성이다. 그녀 자신은 종교적이지 않지만, 남편 앤드류(데이비드 맥기니스)를 사랑하며, 곧 아이를 가져야 한다는 가족의 압박을 느끼기 시작한다. 반복되는 임신 실패 끝에 앤드류가 자살을 시도하자, 소피는 절박한 돌파구를 찾기 위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 그녀는 불법체류 신분으로 인해 정자 기증이 불가능한 한국인 이민자 지하 김(하정우)을 만나 그와 관계를 맺는 대가로 돈을 지불하기로 한다. 그러나 이 합의는 곧 앤드류와 소피의 결혼 관계를 서서히 파괴하기 시작한다.
이 영화가 놀라울 만큼 정교하게 만들어졌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완성도가 워낙 높아 독립영화라는 사실이 쉽게 믿기지 않을 정도다. 주제 면에서도 김진아 감독은 어떠한 타협도 하지 않는다. 이 작품은 주변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기 위한 한 여성의 최후의 시도를, 날것 그대로의 고통과 절망 속에서 정면으로 응시한다.
베라 파미가는 마틴 스코세지의 영화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배우이며, 이 작품에서도 그에 걸맞은 연기를 선보인다. 솔직히 말해, 그녀의 날카로운 푸른 눈빛만으로도 이미 관객은 설득되지만, 파미가는 그 이상으로 깊고 설득력 있는 연기를 펼치며 기대를 완전히 충족시킨다.
〈두번째 사랑〉은 몰입감 있는 영화다. 한 여성이 타인의 가치관에 자신을 굽히는 과정을 지켜보는 일은 분명 절망적이지만, 그럼에도 이 작품은 충분히 의미 있는 영화적 성취를 이룬다. 배우들의 연기와 뛰어난 서사는 이 영화를 쉽게 잊히지 않는 작품으로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