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 타임즈]
Published June 21, 2004 - Source
케빈 크러스트
불륜과 자동응답기에 남겨진 한 통의 메시지로 느슨하게 연결된 두 명의 한국 여성은 김진아의 사색적인 이중 구조 영화〈그 집 앞〉에서 각자의 문제와 고독하게 대면한다. 최윤선이 연기한 가인은 겨울 방학 동안 로스앤젤레스에 홀로 남겨진 유학생으로, 유부남과 관계를 맺고 있는 자신의 처지를 끊임없이 자책하며 정체된 감정 상태 속에 머문다.
영화의 두 번째 부분은 가인과 관계를 맺고 있는 남자의 아내, 도희(이선진)의 이야기를 따라간다. 오랜 부재 끝에 서울로 돌아온 도희는 다른 남자의 아이를 임신한 채, 더 이상 익숙하지 않은 도시를 배회하며 불확실성과 고립 속에 놓인다.
영화 전반에 걸쳐 김진아 감독은 치밀한 화면 구성과 빛의 사용을 통해 정동적인 분위기를 섬세하게 구축하며, 여성의 몸과 그것을 둘러싼 인식이라는 페미니즘적 주제를 깊이 있게 탐구한다. 관음에 가까울 정도로 친밀한 시선을 지닌 〈그 집 앞〉은 동시에 내밀한 성찰을 품은, 완성도 높은 예술영화로 자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