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위클리]

Published June 18-24, 2004 - Source

스콧 파운더스


김진아 감독의 이 장편 극영화 데뷔작은 샹탈 아커만의 영화들을 연상시키는 구조주의적 형식을 활용한다. 영화는 때로는 숨이 막힐 만큼 오랜 시간 유지되는, 그러나 정교하게 균형 잡힌 화면 구도들을 통해, 두 명의 상처 입은 한국 여성에 관한 하나의 흡인력 있는 이중 구조(diptych)를 형성한다.

영화 속 두 여성은 서로 다른 공간과 삶의 국면에 놓여 있다. 한 명은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하는 대학생으로, 폭식과 체중에 대한 강박에 사로잡혀 있고, 다른 한 명은 오랜 해외 생활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 여성으로, 막 임신 사실을 알게 된 상태다. 이들의 이야기는 서로 다른 대륙에서 전개되지만, 두 인물 모두 각기 다른 방식으로 ‘집’이라는 사적인 공간에 갇혀 있으며, 자신의 몸과 사랑과 혐오가 뒤섞인 복잡한 관계를 맺고 있다.

영화가 진행되면서 두 이야기를 잇는 파편적인 서사적 연결고리들이 서서히 드러난다. 그러나 김진아 감독의 시선은 플롯의 결속을 넘어, 이미지에 집착하고 남성 중심적으로 구성된 문화 속에서 한 여성이—더 나아가 어떤 여성이라도—자기 자신으로 존재하려 할 때 필연적으로 마주하게 되는 근본적인 투쟁을 정면으로 응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