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 피가로]

Published October 29, 2007 - Source

엠마누엘 프르와, 불어에서 번역


김진아 감독은 ‘페트롤뢰즈(pétroleuse)’ (문자 그대로는 ‘방화자’라는 뜻으로, 19세기 프랑스에서 체제 전복의 상징으로 낙인 찍힌 급진적 여성 혁명가를 가리키는 표현) 와 같은 인물이다. 두려움 없는 페미니스트. “나는 논쟁을 만들어내는 것을 좋아해요”라고 그녀는 말한다. 그러나 그러한 도발적인 태도 이면에는 극도의 감수성이 숨겨져 있다고 우리는 믿는다. 그 증거는 바로 이미지에 있다. 한국 출신의 영화감독 김진아는 아름다운 영화 〈두 번째 사랑〉을 통해 여성의 욕망을 탐구하며, 이 작품은 지난 도빌 아메리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욕망이라는 이 불가해한 대상은 가장 예상치 못한 지점에서 탄생한다. 소피(베라 파미가)와 그녀의 한국인 남편 앤드류(데이비드 맥기니스)는 세련된 뉴욕의 부부다. 그들의 행복에 드리운 유일한 그림자는 아이를 가질 수 없다는 사실이다. 아이를 갖지 못하는 현실 속에서 남편이 점점 우울에 잠겨드는 모습을 지켜보며 소피는 깊은 고통을 겪는다. 결국 그녀는 불법 체류 신분의 한국인 이민자 지하(하정우)와 관계를 맺기로 결심한다. 임신이 될 때까지 그에게 금전적 대가를 지불하는 조건이다. 그들의 만남에서 성관계는 차갑고, 임상적이며, 기계적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서서히 변화가 일어난다. 쾌락의 발생, 자아의 발견, 그리고 진정한 사랑의 가능성이다.

처음에 소피에게 이 행위는 희생처럼 보인다. 그녀는 결혼을 지키고 싶어 한다. 아이를 갖기 위해 낯선 남자와 잠자리에 들지만, 그 속에서 어떤 쾌락도 느낄 수 없을 것이라 믿는다. 김진아 감독은 말한다. “나는 내 방식대로 전복적이에요. 프로이트적 여성 욕망 모델을 부정하고 해체함으로써요. 베라라는 인물을 통해 나는 여성과 연관된 두 가지 전형—어머니와 창녀—의 경계를 흐리는 캐릭터를 만들었어요. 판단을 내리기보다 질문을 던지는 방식으로요.”

 

투쟁하는 여성 주인공들

김진아 감독의 삶은 한국과 미국을 오가는 이동의 궤적으로 점철되어 있다. “23살에 영화 공부를 위해 캘리포니아로 갔어요. 이후 서울로 돌아와 〈김진아의 비디오 일가〉와 〈그 집 앞〉라는 두 장편을 제작했죠. 제 영화를 본 하버드대학교는 2004년에 저를 초청해 한국영화를 가르치게 했어요.”

바로 그 수업 중 하나에서 〈두 번째 사랑〉의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이 영화는 한·미 합작 프로젝트로, 〈밀양〉의 감독 이창동이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김진아 감독은 말한다. “1961년작 고전들을 다시 보며 영감을 얻었어요. 김기영의 에로틱 멜로드라마 〈하녀〉—또 다른 불륜 이야기죠—그리고 사랑과 의무 사이에서 갈등하는 미망인을 그린 신상옥의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도 있었어요. 이 영화들에서 저를 감동시킨 건, 주인공 여성들이 자신의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투쟁하는 모습이었어요.” 김진아 감독의 다음 미국 영화는 다시 한 번 ‘여성의 신비’를 탐구하는 심리극의 형식을 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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