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 몽드]

Published October 24, 2007 - Source

장-프랑수아 로제, 불어에서 번역


미국으로 이주한 한국인 영화감독 김진아의 두 번째 장편영화 〈두 번째 사랑〉은, 개인적·도덕적·감정적 여정을 통과하며 점차 형성되어 가는 한 여성의 초상이자, 서사의 진행과 함께 비애가 점점 응축되어 가는 사회적 시선이기도 하다.

젊은 여성 소피와 한국계 남편은 아이를 갖고자 하지만, 거듭된 시도의 실패는 남편의 우울 상태를 더욱 심화시키고, 그는 이미 자살을 시도한 이력이 있다. 우연한 계기로 소피는 불법 체류 신분의 젊은 한국인 남성—정육센터에서 일하는 이주 노동자—을 마주친다. 그녀는 그에게 기이한 제안을 건넨다. 아이를 갖게 해주는 대가로 돈을 지불하겠다는 것이다. 임신에 이를 때까지, 각각의 성관계는 보수로 환산된다.

비밀스러운 만남들은 감정도, 표면적인 쾌락도 없이 이어진다. 그러나 점차 그 기계적 장치는 균열을 일으키고, 성적 접촉은 다른 무언가로 자리를 내주기 시작하며, 욕망과 감정은 두 인물 사이에 맺어진 계약을 복잡하게 만든다.

이처럼 서술될 경우 영화의 전개는 놀라움이 결여된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 감지되는 감독의 비전은, 페미니즘과 고전적 멜로드라마의 규칙들에 의해 분명히 각인된 ‘근대성’을 의도적으로 다시 읽으려는 시도로 짐작된다.


강철 같은 사회 질서

이러한 선택을 통해, 젊은 여성은 자신이 피해자이기도 한 관습적 가부장 질서의 명령에 순응하는 듯 보인다. 시댁이라는 이름의 가족 구조는 그녀에게 압박을 가하고, 남편의 심리적 취약성은 그 압력을 더욱 교묘하고 침투적인 방식으로 증폭시킨다.

이러한 서사가 이념적 구조 위에 기계적으로 구성된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정작 이야기의 핵심은 섬세한 점묘화 같은 터치와 절제된 해석이다. 특히 〈두 번째 사랑〉은 주연 배우 베라 파미가의 연기에 크게 의존한다. 그녀는 인물의 선택이 지닌 낯설음, 그 선택이 만들어내는 환원 불가능한 변화, 내밀하고 비밀스러운 변형의 과정을 구체적이고 설득력 있게 체현해낸다. 그 변화의 과정은 매우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그러나 〈두 번째 사랑〉이 진정으로 도달하는 지점은, 이야기의 말미에서 강철 같은 사회 질서 안에서 자신만의 목소리를 내는 방식에 있다. 결말을 노출하지 않고 말하자면, 성적 모순(남성/여성)과 인종적 모순(미국인/아시아인)은 계급적 모순과 겹쳐지며, 서사의 최종적 귀결을 결정짓는다.

그 결과 〈두 번째 사랑〉은 하나의 작은 페미니즘적 장치에서 출발해 정치적 저항의 외침으로 전환된다. 이 영화의 부드러움은 냉정한 명료함과, 절제된 비애를 배제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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