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스즈 오브 시네마]

베레니스 레이노 (www.sensesofcinema.com)


김진아 감독은 폐쇄된 집과 섭식 장애와의 관계를 집요하게 기록한 일련의 비디오 다이어리 작업을 통해 국제적인 주목을 받아왔다. 그녀의 내러티브 장편 데뷔작은, 여성의 신체에 대한 자기애적/독존적인 관계를 탐구하는 데 있어 한 걸음 더 나아간다.

김진아 감독이 구축한 이 집 안에는 거의 타인이 존재하지 않는다. 신체적 욕망과 몸의 기능을 예민하게 인식하는 여성 주인공들은 철저히 고립된 상태로 등장한다. 그러나 영화가 진행될수록 절망과 고독의 감각은 점차 내면의 평온과 강인함으로 대체된다.

영화는 서로를 보완하며 비밀스럽게 연결된 두 부분으로 구성된다.  캘리포니아에 사는 첫 번째 여성 가인의 연인은, 두 번째 여성인 도희의 남편이다. 어린 시절 한국을 떠났다가 사실상 아는 사람이 거의 없는 한국으로 돌아온 도희의 여정은 방황으로 채워진다. 섭식 장애를 앓는 가인은 자신의 아파트를 벗어나지 못한 채 머무는 반면, 도희는 머물 곳 없이 모텔을 전전한다. 때로는 낯선 남자와 함께 머물기도 하지만(성관계는 화면 밖에서 암시될 뿐이다), 대부분은 혼자다. 그녀는 낙태약을 복용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채, 무성애적인 바텐더와 어색한 우정을 쌓아간다.

김진아 감독의 엄격한 미장센은 타협 없는 단일한 시선과 맞물리며, 라캉주의 정신분석가 미셸 몽트렐레이(Michele Montrelay)가 말한 “여성이 자신의 몸과 맺는 관계는 자기애적이면서 동시에 에로틱하다. 여성은 자신의 몸을 타인의 몸처럼 향유한다”라는 개념을 떠올리게 하는, 강렬하고 불온한 시각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