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필름 버딕트] 360도 변주
Published September 6, 2023 - Source
맥스 보르그
예상할 수 있듯이, 베니스 이머시브(Venice Immersive) 섹션은 360도 체험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그것이 인터랙티브 게임이든, 보다 전통적인 수동적 관람이든 말이다. 그래서 이번 영화제의 마지막 이머시브 리포트로서, 필자는 이 테마를 흥미롭게 변주한 작품들을 정리해보기로 했다. 본선 경쟁 부문에서 세 편, 비엔날레 칼리지 시네마 VR 비경쟁 부문에서 한 편이 그것이다.
역사적 기억은 한국 경쟁 부문 진출작 <아메리칸 타운>에서도 중심을 이룬다. 이 작품은 15분 동안 과거를 따라가는 여정이다. 구체적으로는 1960년대 후반, 한국 군산에 있는 미 공군기지가 미군 전용 매춘시설의 기점이 되었던 시기로 돌아간다. 김진아 감독이 <아메리칸 타운> 작업에 착수했을 때, 당시 ‘아메리칸 타운’으로 불리던 이 지역은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었고, 그 안의 매춘시설이 철거 1순위로 예정되어 있었다. 그렇게 이 프로젝트는, 근현대사의 한 조각을 기록해내기 위한 시간과의 싸움이 되었다.
이 작품은 실제 장소에서 촬영되었으며, 현재의 유령 도시와 과거 수십 년의 잔향—청각적, 시각적 기억—을 교차 편집 방식으로 오간다. VR 을 통해 관객은 이제는 폐허가 되어버린 거리의 모든 구석구석을 자유롭게 볼 수 있다. 이 거리는 가장 원초적인 형태의 소비주의가 남긴 유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