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ghosts speak history.


SYNOPSIS

<소요산>은 1970년대 초, 성병에 감염되었다고 추정되는 미군 위안부 여성들을 고립시키고 치료하기 위해 한국 정부가 설립하고 미군의 의약기술과 인력으로 운용한 낙검자 수용소에 관한 작품이다. VR 헤드셋을 착용한 관객은 몽키 하우스라고 불렸던 수용소로 들어가 군용침상, 문이 없는 샤워장, 식당, 성병 치료실 등 수용소 내부의 여러 방을 경험하게 된다. 영상 속에서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소품들은 현장에서 발견된 하루 일과표를 토대로 재구성된 것으로, 감금된 여성들이 수용소에서 감내해야 했던 일과를 암시한다.


TREATMENT

한국 전쟁 이후, 연평균 2만 6천여명의 미군이 주한미군 기지에 거주해 왔다. 주한 미군 기지의 크기는 한때 남한 국토 가용면적의 17.7 퍼센트에 육박하기도 했다. 한국과 미국 정부는 매춘과 윤락 시설을 갖춘 96개의 기지촌을 미군 기지 근처에 설립하고, 누적 50만여명의 여성을 성노예화하는 일에 협력해 왔다. 

1970년대 초반, 주한미군의 성병 감염율이 치솟자 미국은 한국정부에 기지촌 정화를 요구했다. 기지촌 여성들은 주 2회 성병검사를 받고, 검사결과가 표기된 번호표를 가슴에 달고 다녀야 했다. 검진을 통과하지 못하거나 미군에 의해 지목되어 성병 의심을 받는 여성들은 낙검자 수용소에 감금되어 강제치료를 받았다. 테스트 없이 투여하는 페니실린 주사는 돌연사의 주요 원인이었고, 치료를 피해 도주하려는 여성들이 옥상에서 뛰어내려 사망하기도 했다. 감금된 여성들은 철창이 달린 창문을 끊임없이 두드렸고 이는 낙검자 수용소가 “몽키하우스”라는 불리는 계기가 되었다.

소요산은 다큐멘터리와 극영화적 요소를 융합한 몰입형 가상현실 프로젝트로 사회적 이슈를 감각적 경험의 세계로 이끈다. VR 헤드셋을 착용한 관객은 몽키 하우스 건물로 들어가 군용시설처럼 보이는 공동 침실, 화장실, 식당, 치료실 등 수용소 내부의 여러 방을 체험하게 된다. 기상, 아침 식사, 성병 교육, 검진과 치료로 반복된 나날. 낡고 버려진 건물 안을 서성이는 관객에게 그녀가 다가오면 버려진 현재의 공간은 수십 년 전 어느 날의 모습으로 변모한다. 조금 더 강해진 햇살을 받고 명암이 선명해진 공간에는 식탁과 검진대, 군용 모포가 서서히 떠오른다. 해 질 녘, 옥상에서 큰 숨을 들이쉬고 사라지는 그녀는 밤이 되면 돌아와 또다시 하루를 반복한다.

참고: 한국정부는 1951년 보건부 예규에서 '위안부'를 '위안소에서 외군을 상대로 위안접객을 업으로 하는 부녀자'로 정의했으며 '미군 위안부'라는 용어는 한국 정부가 기지촌 여성을 지칭하는 명칭으로 1980년대까지 법령, 공문에서 일관되게 사용된 표현이다. 2022년 서울 대법원은 기지촌 여성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에서 국가의 책임을 일부 인정하며 배상을 촉구했으며, 판결문에서 ‘미군 위안부’라는 용어를 공식적으로 사용했다.


DIRECTOR'S STATEMENT

몽키 하우스를 처음으로 방문한 것은 <동두천>의 사전조사를 위해서였다. 몽키 하우스 건물은 소요산 등산로 입구, 저주받은 땅 위에 우뚝 선 유령의 집처럼 보였다. 굵직한 나무 덩굴과 거미줄이 얽힌 창문에는 아직도 철창이 달려 있었다. 이곳이 어떤 용도로 사용되었는지 짐작케 하는 문이 없는 공동 샤워실과 내무반을 연상케하는 군용침상은 그 곳에서 일어난 공포의 물리적 잔해로 남아있었다. 건물의 모든 공간에 스며들어 있는 공포와 수치가 포르말린처럼 몽키 하우스를 온전한 상태로 보존하고 있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 공간은 과거의 상징이 아닌, 과거의 실재와  현존이기에.

아직까지 국제사회의 인정과 보상을 받지 못한 미군 위안부 여성들은 20세기 제국주의의 모순이 야기한 여성의 주권박탈을 처절하게 체화한다. 2018년, 서울 고등 법원은 한국 정부가 몽키 하우스의 운영 및 관리를 주도했고 위안부 여성들에게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 판결을 통해 기지촌 여성들은 공식적으로는 처음 “미군 위안부”라고 칭해졌다. 이 판결은 미국 정부 또한 매춘을 조장하고  여성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데에 일조하였음을 피력하여 미국정부의 시인과 사죄의 필요성을 암시했다. <소요산>이 몽키 하우스라는 공간을 기록 및 보존하는 동시에, 한미 양국의 사이에서 침묵을 강요 당한 미국 위안부 여성들의 이야기를 드러내는데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CAST AND CREDIT

제작지원 UCLA Transdisciplinary Research Acceleration Grant, UCLA Faculty Research Grant, UCLA TFT Dean's Vision Fund 출연 김보령 제작 Mass Ornament Films, 아이콘 스튜디오, 싸이언 필름 프로듀서 조수아 각본/연출 김진아 공동제작 Venta VR 협력 프로듀서 손모아 촬영감독 박홍열 제작실장 조은석 조연출 김현승 스크립터 손모아 편집 김진아, 손모아 미술 이희정 분장 김미나 의상 이영아 VR 촬영 감독 이진형 VR 촬영팀 전형덕, 천우석, 장승연 조명감독 정호남 조명부 김중석, 김민중, 박지윤 동시녹음 김성훈 미술팀 권수진, 한재인 특수효과 윤대원 특효팀 김장환 연출팀 남지은 제작팀 권민표 제작지원 한준희, 어경희, 서한솔 후반 수퍼바이저 김지연 Sound Design 한명환, 정지영 스테리오스코픽 수퍼바이저 가재찬 리드 컴포지터 김기현 2D 컴포지터 Shih-lien Eugene Y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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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an Fil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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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ILER